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로마 이야기 중 카이사르 전쟁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카이사르 그 이후에 이야기나 여성에 대한 이야기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로마의 결혼, 남녀 관계는 지금 들어도 정말 충격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암살당한 뒤 로마의 혼란기 속에서 최초의 황제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한 여인이 있었다고 합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여인천하처럼 로마식 사극을 보는 듯합니다.
로마 최초의 황제 미녀와 결혼하다.
리비아 두루실라라는 여자는 가이우스에게 찾아가 당당히 결혼을 조건으로 거래를 합니다. 그녀는 이미 남편도 있었고 아이도 1명 키우는 데다가 또 임신까지 한 상태였는데 말입니다.
실제로 리비아는 전남편 네로의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가이우스 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녀는 젊은 시절부터 엄청난 미인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이우스가 그렇게까지 더 결혼하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가이우스는 바로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옥타비아누스 로마 최초의 황제 아우구스투스입니다.
그의 전체의 이름은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옥타비아누스입니다. 원래 로마식 이름은 이렇게 길다고 합니다. 그는 카이사르의 양자였다. 가이우스는 리비아와 결혼할 때 이미 섹스투스 폼페이우스의 처제 스크 리보니아와 결혼한 상태였다.
시대적 정치 결합의 의미를 부여한 결혼
이 결혼은 정치적인 이유로 맺어진 협정 같은 것이었습니다. 당시 시칠리아를 장악하고 있던 섹스투스가 뻑하면 지중해 이탈리아 반도 사이에 해상을 막아버리는 바람에 로마로 식량이 제대로 오지 않아서 시민들이 난리가 났다.
가이우스는 그렇게 막 나가는 섹스투스를 달래려 그와 협정을 맺고 정치적 결합의 의미로 스크 리보니아와 결혼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런 결혼생활을 오래 지속하고 싶어 하지 않았을 것이고 왠지 섹스투스한테도 호구 잡힌 느낌이 들어 기분 나쁜 상태였다.
이때 마침 그의 눈에 리비아가 보였던 것이다. 실제 리비아도 엄청난 미인이었다고 하지만 가이우스 즉 아우구스투스도 상당한 미남이었다.
그의 형상을 실제 모습과 가까운 모습으로 재연한 얼굴은 마치 배우 뺨치게 잘생긴 얼굴이었다. 아마도 로마 황제들 중에서는 가장 미남이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어쨌든 가이우스는 남의 신부였던 리비아가 엄청 탐이 났나 봅니다. 비록 애 딸린 유부녀에 또 임신한 상태의 리비아였지만 너무나 예뻤던 그녀, 게다가 그녀는 로마에서도 엄청난 명문 귀족 가문에 딸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미래를 위해서 가이우스는 스크 리보니아를 차 버리고 바로 리비아와 결혼을 하는 커다란 결정을 내렸을 겁니다.
하지만 사실 리비아 입장에선 가이우스는 아버지를 죽게 만든 원수나 다름없었다. 카이사르를 암살한 브루투스와 카시우스 편에 섰던 리비아의 아버지는 필리피 전투에서 가이우스와 안토니우스 군에게 피해 자결했기 때문이다.
리비아가 가이우스와 결혼한 것은 그녀 인생 최고의 선택이 됩니다. 한편 가이우스와 리비아의 결혼은 가이우스의 전처 스크 리보니아 입장에선 너무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스크 리보니아의 저주
딸을 낳고 곧바로 이혼 통보를 받아으니 얼마나 열이 받아 까요 그렇게 운 나쁘게 태어난 딸의 이름은 율리야, 가이우스의 유일한 외동딸이었다. 스크 리보니아가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드라마에서도 리비아에게 후손을 갖지 못하게 제물을 바쳐 가며 저주를 퍼붓는 장면이 나오게 된다.
실제 역사적으로도 가이우스와 리비아는 몇 번의 유산을 겪으며 둘 사이에 자식을 가지지 못해 후세에 아주 피곤한 역사가 이어지게 됩니다.
스크 리보니아의 저주가 제대로 먹혔습니다. 어쨌든 결혼 후 리비아는 남편 가이우스가 아우구스투스 즉 존엄한 자의 호칭을 받게 되고 로마 최고의 권력자로 자리를 지켜가는 동안 정치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게 된다.
실제로도 가이우스는 리비아에게 각종 명예와 특권을 내려주고 또 자신이 부재중일 때는 각종 행정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등 무한한 신뢰를 주었다고 합니다.
이 정도의 영향력은 다른 로마 부인들은 누리지 못했던 일회적인 것이다. 그녀는 바이오스가 정치적 위기를 맞을 때마다 해결사처럼 나타나 모든 일처리를 마무리해 버린다.
본래 머리가 좋고 자제력과 참을성이 대단했던 그녀는 정치적으로도 매우 뛰어났다고 합니다. 중요한 정치적 결정을 내려할 때 그녀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을 거라는 생각이 된다.
아우구스타의 칭호
그렇게 현명하고 아름다웠던 아내 리비아를 많이 사랑했던 가이우스는 죽은 후에 유언으로 그녀에게 아우구스타라는 칭호를 부여하게 된다.
아우구스타는 아우구스투스의 여성형 표현으로 이후 로마 제국과 동로마 제국의 황후들의 이름으로 널리 쓰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리비아 두루실라의 생애와 로마의 생활 풍습 보증을 잘 풀어낸 도미나라는 드라마이다.
리비아에게 안티고네라는 노예가 자주 함께 나옵니다. 리비아와 안티고네는 서로 친자매처럼 생각하는 가족 같은 사이로 안티고네는 노예에서 해방되고 로마 시민이 되어서도 리비아와 늘 함께한다.
그녀는 드라마에서 첩보원 및 약초 전문가로 나오고 있다. 리비아는 안티고네의 도움으로 정보도 얻고 필요시 누군가를 독살하도록 지시하기도 한다.
서로 배신이 난무하던 로마의 정치판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믿을 수 있는 오른팔 한 명쯤은 실제로도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가이우스와 전처 스크 리보니아 사이에서 불운하게 태어났던 달 율리아는 어린 나이에 마르켈 로스와 결혼했지만 둘 사이는 정말 악연이라고 할 정도로 심하게 안 좋았다.
실제 역사에서 율리아는 혈통을 중시하는 가이우스 때문에 여러 번의 원하지 않는 정략결혼을 하게 됩니다. 성격도 자유분방한 탓에 부부간의 불화가 심했다고 한다.
특히 리비아의 장남 티베리우스와 결혼한 뒤 그가 로도스 섬으로 떠났을 때 다른 여러 남자들과 추문을 뿌리고 다니는 바람에 외딴섬으로 추방되기도 합니다.
가이우스 절친으로 나오는 아그리파 그는 중요한 전투마다 가이우스에게 승리를 안겨준 진정한 오른팔이었다. 과거 카이사르는 가이우스가 정치적 감각은 좋지만 전쟁에는 둔감한 것을 알고 전투에 뛰어난 아그리파를 가이우스에게 붙여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가이우스가 참전했던 전쟁들의 성과는 거의 아그리파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할 정도로 그의 전투 실력은 대단해서 섹스투스와의 전투, 악티움 해전 등 여러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고 합니다.
가이우스에게 아그리파는 생사고락을 함께한 가장 신뢰했던 친구였다. 어쨌든 가이우스는 이렇게 싸움짱 아그리파와 천재 지략가 리비아를 옆에 두고 대중을 사로잡는 자신의 언변이 되어 막강한 권력을 유지하게 된다.
제2의 로마 황제 탄생.
역사적으로도 그가 로마 최초의 황제가 된 데는 그를 돕는 이러한 숨은 조력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까 생각한다. 황제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여자 이 리비아에게는 전남편 네로와의 사이에서 티베리우스와 두루 수스라는 두 아들이 있었다.
드라마를 보면 티베리우스는 어딘가 모르게 꼬여 있긴 해도 엄마 리비아를 닮아 주변 상황 판단이 빠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동생 두루 수스는 의원들의 딸을 몰래 건들고 다니는 망나니 같은 모습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두 사람 모두 게르마니아 전쟁에서 많은 공을 세운 로마의 뛰어난 장군였다. 특히 두루 수스는 바이오스가 차기 황제로 뽑을 만큼 무척 아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두루 수스가 갑작스러운 낙마 사고로 젊은 나이에 죽게 되고 가이우스는 크게 좌절하며 수 없이 눈물을 흘렸다 합니다.
어쨌든 후계자 복이 너무 없던 가이우스의 뒤를 이은 자는 결국 리비아의 장남 티베리우스가 되고 그가 바로 로마 2대 황제입니다. 이렇게 드라마 도미나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카이사르를 암살 이후 아우구스투스 시대의 이야기를 리비아 두루실라의 드라마틱한 한 여성의 삶을 통해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비록 화려한 전쟁 장면은 없지만 실제 로마의 다양한 세월 모습과 등장인물들의 배신과 음모든 긴장감 있게 잘 묘사한 부분이 계속 빨려 들게 만듭니다.
또 가상의 인물이 아닌 실제 있었던 역사이기 때문에 다 보고 나서도 확실히 남는 게 많았다. 로마 역사의 흐름을 보고 싶다면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