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 영화 출연정보
감독 : 김태용
등장인물 : 김하늘(효주), 유인영(혜영), 이원근(재하), 이희준(표상우), 기주봉(재하 아빠), 정석용(교감), 홍완표(부장교사), 임화영(이윤미), 곽동연(유종기)
개봉일 : 2017년 01월04일
러닝타임 : 96분
장르 : 멜로/로맨스/범죄
정교사를 꿈꾸는 효주
여교사와 제자의 은밀한 관계를 체육관에서 목격한 또 다른 여교사, 관연, 금지된 관계를 맺은 이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정교사를 될 날을 꿈꾸며, 열심히 학생 들을 가르쳐온 효주, 마침 임신한 정교사가 출산 휴가를 떠나면서 어쩌면 정규직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던 그녀 앞에 불길한 그림자가 나타납니다.
이사장 딸이라는 스펙으로 없던 자리까지 만들어낸 혜영, 효주에겐 이보다 더 불행한 소식이 있을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계약직 선생님이란 여성으로 태어나 누릴 수 있는 행복마저 미뤄야 하는 위치였던 거였다.
이사장의 딸이 효주 꿈을 깨버린다.
게다가 출산 휴가를 떠난 정교사의 빈자리까지 효주가 채워야만 했다. 이런 불합리한 계약 조건과 과도한 업무에도 사인을 했던 건, 정교사라는 작은 희망을 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버지 치트키를 치고 들어오는 혜영을 이길 방법은 없었다. 하루아침에 굴러온 돌에 박힌 돌 효주가 빠져나갔으니 맘이 말이 아닐 텐데, 이 굴러온 돌이 어찌나 성격도 좋은지 벌써부터 상사들 맘을 쏙 빼놓습니다.
효주도 혜영에게 잘 보여야 할 판인데, 성격상 그게 쉽지 않습니다. 잠시 학교에 들른 효주는 불 켜진 체육관을 보게 되는데 돈이 없어 체육관을 임시 연습 소로 쓰고 있는 무용특기생 재하를 발견하게 됩니다.
실수로 효주에게 키스해버린 재하
실수했던 키스 때문이었을까요? 재하가 조금씩 신경 쓰이는 효주, 어제 일어난 일에 추궁하지만 아무런 미동도 없습니다. 혜여이 뒤를 따라다니며 못된 짓을 하는 학생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주 혼쭐을 내고 혜영에게 휴대폰을 건네는 효주, 그렇게 묘한 모욕감을 준다. 이 들의 관계는 서로를 병들게 하기 시작합니다.
보란 듯이 못된 행동을 한 학생한테 죄를 묻지 않고 휴대폰을 돌려주는 혜영, 혜영의 선처로 인해서 효주만 보바가 된 건데, 그때 재하에게 무용 대회 정보를 알려주려고 체육관에 방문하는데 체육관 뒤편 창고에서 금기된 관계를 맺고 있는 재하와 혜영을 목격하게 됩니다.
혜영과 재하의 부적절한 관계
혜영이를 한 번에 날려버릴 키를 얻게 된 효주, 곧바로 혜영을 불러 굴욕을 안겨줍니다. 포커페이스로 급하게 아닌 척하려고 하는데 단어로 혜영을 눌러버리는 혜주, 주도권을 잡은 효주는 체육관에서 연습하는 재하를 무용 학원에 보내줍니다.
제자에 대한 선의라고 하기엔 좀 과하지 않나 싶다. 학교에서도 예비 남편과 간 호텔에서도 혜영을 압박하는 효주, 그 사이 효주는 재하가 보고픈 공연도 보여주고 새엄마가 들어온 집에 들어가기 싫은 재하를 집에 데려와 재워주기까지 합니다.
효주와 재하의 위험한 관계
그리고 그만 위험한 관계를 맺고만 효주, 불타오른 감정은 교실 안에서 타올라 남들은 모르는 어느 주차장에서 은밀한 시간으로 이어집니다.
시간이 흘러, 무용 콩쿠르에 참여한 재하, 마치 연인의 도전을 응원하듯 사진을 찍고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 효주, 그때 효주 앞에 보이는 혜영,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귀신처럼 사라져 버리는데, 정말 혜영이가 여기 있었던 걸까?
아니면 혜영이에 대한 감정으로 인한 환영을 보게 된 것일까요? 콩쿠르가 끝나고 급하게 재하를 찾는 효주, 하지만 어디에도 재하는 보이지 않습니다.
결국 혜영이 재하라는 그물로 효주를 낚아버린 것이었다. 그렇게 제대로 뒤통수 당한 효주는 순식간에 재하에게 버림받게 된다.
개인적인 느낌
오늘 소개한 영화는 김태영 감독의 여교사입니다. 영화가 가진 매력과 완성도에 비해 당시, 과도하게 저평가 또는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 작품이다.
각 인물의 감정과 인물과 인물 간의 관계가 아주 섬세하게 표현됐습니다. 그 부분만 잘 살펴봐도 꽤 흥미롭다. 한 명은 효주, 다른 한명은 혜영, 서로 줄다리기 게임을 하면서 영화가 전개가 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효주는 열심히 사는 계약직 교사였고, 정교사라는 승인을 쟁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으면 달려온 여성이다.
하지만 혜영은 낙하산 정규직 교사로 효주와 달리 곧바로 정교사가 된 것이다. 혜영이는 줄다리기를 혼자 한 것이 아니다. 든든한 조력자가 존재했다. 그러니까 그녀는 웬만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굳이 줄다리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혜영은 이런 사람들 앞에선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고 연기를 해도 괜찮습니다. 자신이 다 이길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혜영이 자신과 줄다리기를 하려는 효주를 만나게 되면서 정말 힘을 써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이 줄다리기에 가운데 깃발은 재하였던 것이다. 효주와 혜영은 깃발을 쟁취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효주는 재하에게 없어 보이는 엄마 같은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혜영은 재하에게 재정적 지원을 약속합니다.
권력 앞에 무너지는 효주
재밌는 것은 영화 후반까지 팽팽하던 줄이 혜영의 힘으로 효주가 직장을 잃어버릴 그 순간, 급격하게 한쪽으로 쏠린다는 것인데요. 사실 이 둘이 애초에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게 맞는 것일까요?
팽팽하게 줄을 잡고 있었지만 이들 둘은 현실로 돌아왔을 때는 약육강식이라는 생태계의 피라미드에서 상하에 놓여있던 것을 그제야 알게 됩니다.
애초에 효주는 혜영이를 이길 수 없었던 것이고 하지만 영화 후반부에서 효주는 이 줄다리기의 끈을 그냥 끊어버립니다. 이런 줄다리기 관점에서 영화를 보시면 더욱 재밌을 겁니다.
효주가 재하에게 공연을 보여준 장면이 있다. 그때 공연에 몰입하는 재하를 바라보는 효주의 시선이 아주 이상했다. 효주는 이재하라는 인물을 사랑하고 싶다,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한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제껏 효주는 자기 것이 없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스스로 어떤 욕망을 발견하게 됐을 때 그 순간을 영화가 가장 잘 표현한 것 같아서 지금도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비록 그 당시엔 아쉬운 관객수를 기록했으나 분명 인물 간의 감정을 아주 세심하게 잘 표현한 작품으로 기억하는 만큼 이번 기회에 다시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